중쇄를 찍자! 7화
방송 채널: TBS
방송 기간: 2016년 4월 12일 ~ 6월 14일
원작: 마츠다 나오코
출연자: 쿠로사와 코코로 (바이브스 편집부원) - 쿠로키 하루
이오키베 케이 (바이브스 부편집장) - 오다기리 죠
고이즈미 준 (바이브스 영업부원) - 사카구치 켄타로
나카타 하쿠 (만화가) - 나가야마 켄토
누마타 와타루 (어시스턴트 장) - 무로 츠요시
이 녀석 나카타 하쿠는 나와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 솔직하며,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롭다.
하쿠의 만화를 그저 슬쩍 한 번 펼쳐보았다.
'압도적인 재능' 외에 다른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20년 동안 그린 내 만화엔, 하쿠와 같은 재능이 보이지 않는다.
떠나야 할 때다.
서럽지만, 그동안 꿈꿀 수 있어 행복했다 ...
미쿠라야마 류 선생님 밑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는 20년 차 어시스턴트 장(長)이다. 그동안 선배, 후배들 모두 전업 작가로 등단해 독립했지만, 난 아직 어시스턴트 신세를 못 면했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면 주위에서 칭찬했고, 스무 살에는 상도 받았을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내 만화는, 출판사의 편집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해 계속 퇴짜를 맞고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미쿠라야마 선생님 밑에서 그림을 그리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코코로의 소개로 들어온 나카타 하쿠란 녀석은,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잡지 신인 공모에도 작품을 싣더니, 이제 정식 연재를 목표로 자신의 만화를 완성해 가고 있다.
더구나, 이 녀석은 그림도 잘 못 그릴뿐더러, 기초적인 만화, 그림에 대한 상식조차 부족하다. 게다가 불우한 어린 시절 탓인지 인성조차 바닥을 보일 때도 있다.
왜 이런 녀석에게 정식 연재의 기회가 먼저 오는지, 나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녀석의 만화에서 나는 좌절감을 느꼈다. 못 그리는 그림은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상상조차 못했던 이야기의 전개, 그림에 대한 상식이 절대 부족함에도 본능적으로 그려내는 만화적 연출법,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을 읽고 싶게 만드는 흡입력.
나는 떠나기로 했다.
이건 단순한 노력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지만 20년을 해온 일을 떠난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떠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조차 나에게 주었다. 하쿠가 내가 그린 만화를 보고 진심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했던 나의 만화를 진정으로 이해해 준 것이다.
서럽고, 안타깝지만, 이제 미련은 없다.
7화를 보고 내가 누마타 와타루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의 시선과 느낌을 가정하여 적어보았다.
짧지 않은 시간 디자인 업계에 몸담았던 나도 같은 문제로 고민했던 시절이 떠올라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창작이라는 분야에서 '재능'이라는 변수는 때론 어마어마한 차이를 드러내곤 한다. 이 가공할 무기를 가지고 있는 이에게 그렇지 못한 이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과연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7화에서 이 문제를 제법 무리 없이 잘 다룬 듯하다.
정말 좋은 드라마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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